Page 40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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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퇴옹학보』 제17집




                  정되어 움직일 수 없다.”    68)



               『아비달마순정리론』에 의하면 설일체유부가 주장하는 ‘염오심(染汚心)’

            과 ‘불염심(不染心)’은 완전히 서로 다른 별개다. 염오심은 염오심 ‘자신의

            속성’[自性]이 있고, 그 속성에서 염오심이 일어난다. 마음의 본성[心性]이
            본래 깨끗하다면 염오심이 생길 수 없다. 따라서 설일체유부는 ‘마음의

            본성이 본래 깨끗하다’[心性本淨]는 주장을 부정함을 알 수 있다. 한편,
                       69)
            대중부 계통 의 주장은 상좌부 계통 및 설일체유부 계통과 또 다르다.
            대중부는 ‘심성본정’을 주장하나 ‘마음은 원래 깨끗하지 않고 미래에 도

            달할 마음의 상태가 깨끗하다’고 본다. 더러운 옷을 빨면 깨끗해지는 것
            처럼 ‘세탁하기 전의 옷’과 ‘세탁한 후의 옷’은 서로 같지만 상태는 다르

            다는 것이다. 결국 대중부는 ‘물든 마음[染心]이 해탈을 얻는다’고 강조
            한다.  70)

               이처럼, 부파불교 시기의 심성설(心性說)은 중생의 마음을 해석하는

            심리적·윤리적 수준에 머물러 있지, ‘세계의 본원(本源)’을 해명하는 형
            이상학적 차원까지는 올라가지 못했다. 반야계 경전의 출현과 함께 등

            장한 대승불교의 중관파는 연기성공(緣起性空)의 입장에서 ‘인아(人我)’와




               『
            68)  阿毘達磨順正理論』(T29, 733c), “非貪勢力, 令不染心, 轉成染汚. 但有自性, 染汚心起,
               與貪相應. 由貪相應, 得有貪號. 心性是染, 本不由貪, 故不染心, 本性淸淨. 諸染汚心, 本
               性染汚, 此義決定, 不可傾動.”
            69)  제다산부(制多山部), 계윤부(雞胤部), 설가부(說假部)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呂澄(2005),
               34.
            70)  呂澄(2005), 71. 한편, 印順은 대중부 역시 ‘심성본정’설을 내세웠다고 주장한다. 印順
               (2011c),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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