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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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  • 39




               끄러움, 후회 등과 같은 것이다. 이들은 마음과 서로 상응(相應)한다. 다

               만 수면(隨眠)이든 전(纏)이든 ‘마음의 본성이 본래 깨끗하다’는 본질에는
                                                                  65)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상좌부 계통의 부파들은 주장한다.
                           66)
                 설일체유부  계통의 부파는 이들과 다르게 주장한다. 마음의 본성
               은 본래 깨끗하지 않다고 주장한다[心性本不淨]. 수면(隨眠)과 전(纏)은 같
               은 번뇌로 이름만 다를 뿐이다. 둘은 항상 유정(有情)의 마음을 따라 다

               니며, 마음과 떨어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번뇌로 욕탐(欲貪), 성냄[瞋], 유
               탐(有貪), 게으름[慢], 어리석음[無明], 견(見), 의(疑) 등 일곱 가지를 든다.

               일곱 가지 번뇌는 마음과 상응한다. 설일체유부는 특히 ‘번뇌에 물든 마

               음’[染汚心]과 ‘번뇌에 물들지 않은 마음’[不染心]이 서로 자성(自性)이 있어
               별도로 존재한다고 파악했다. ‘염오심’을 제거하면 ‘불염심’이 실현되어

                                             67)
               해탈을 얻는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아비달마순정리론(阿毘達磨順正理
               論)』 권제72에 관련 설명이 있다.




                    “ 탐심(貪心)의 힘이 ‘물들지 않은 마음’[不染心]을 ‘물든 마음’[染汚心]으
                    로 만들지 못한다. 다만 염오심(染汚心)의 ‘변하지 않은 본성’[自性]
                    이 있으므로 그것[自性]이 일어나 염오심과 상응하며, 탐심(貪心)과

                    상응하므로 탐심이라 한다. 마음의 본성이 ‘물든 것’[染]은 본래 탐
                    심 때문이 아니므로, ‘물들지 않은 마음’[不染心]의 본성은 깨끗하
                    다. 여러 염오심(染汚心)은 본래 물들어 있는 것이다. 이 의미는 결




               65) 呂澄(2005), 43.
               66) 상좌부에서 화지부가, 화지부에서 설일체유부가 갈라져 나왔다. 呂澄(2005), 34.
               67) 呂澄(2005),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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