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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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후대에 출현된 것으로 추정되는 『능가경』 ·『밀엄경』 등에는
여래장과 아뢰야식이 결합되어 있다. 이들 경전들은 “아뢰야식과 여래
장은 이름만 다를 뿐 법체(法體)와 의미는 같으며, 아뢰야식에는 물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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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有染]도 있고 깨끗한 부분[有淨]도 있다.”고 주장한다. 심성론(心性
論)과 관련해 『대승장엄경론』과 『변중변론』은 명백하게 ‘심성본정’을 지지
하고, 『유가사지론』과 『해심밀경』은 ‘심성본정’과 ‘심성본부정’을 모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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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튼, 깨침을 방해하는 번뇌를 철저하게 분
석한 『선문정로』 제3장에서 『대승기신론』·『해심밀경』·『능가경』 등 아뢰
야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경론과 주석서들이 주로 인용된 이유를
『
77) 입능가경(入楞伽經)』 권제7 「불성품(佛性品) 제11」에는 “대혜여! 아뢰야식을 여래장이라
고 하는데, 무명의 일곱 식과 함께 있다.[大慧! 阿梨耶識者, 名如來藏, 而與無明七識共
俱]”(T16, 556bc)는 구절과 함께 여래장과 아뢰야식이 결합된 ‘如來藏阿梨耶識’ ‘阿梨耶
識如來藏’(T16, 557a)이라는 단어도 있고, 『입능가경』 권제8 「찰나품 제14」(T16, 559c)에
는 “아뢰야식을 여래장이라 한다[阿梨耶識, 名如來藏].”는 말이 있다.
78) “어진 사람이여! ‘마음의 본성이 본래 깨끗하다’는 것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다. 이는 알
기 어려운 여래의 많은 창고[藏]가 마치 황금이 광석에 묻혀있는 것과 같은 상태에 있다.
헤아리는 생각[意]은 마음[心]에서 생기고, 나머지 여섯 가지 마음도 이와 같다. 따라서
여러 가지 세간의 현상이나 존재 가운데 차별이 있게 된다. 어진 사람이여! 아뢰야식은
‘능히 훈습한 것’, ‘모든 심법’, ‘일체의 물들고 깨끗한 종자’ 등과 함께 머물고 있지만 본성
은 항상 밝고 깨끗하다. 여래의 종성도 이와 같음을 마땅히 알아라.” 『大乘密嚴經』(T16,
727b), “仁主! 心性本淨不可思議, 是諸如來微妙之藏, 如金在礦. 意從心生, 餘六亦然, 如
是多種, 於世法中, 而爲差別. 仁主! 阿賴耶識, 雖與能熏及諸心法乃至一切染淨種子, 而
同止住, 性恒明潔, 如來種姓, 應知亦然.” 아뢰야식은 물듦[染]·깨끗함[淨]과 함께 있지만
그 본성은 항상 밝고 깨끗하며, 여래장도 이와 같다고 분명하게 밝혀 놓았다.
79) 呂澄(2005), 169.
80) 楊維中(2007), 32. 유식파의 심성설이 ‘심성본정(心性本淨)’인지 ‘심성본부정(心性本不淨)’
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경론마다 주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식파가 심성본
정설과 심성본부정설을 계승 발전시킨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