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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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 • 45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수행해 유루종자의 성질을
무루종자의 성질로 바꿀 것인가? 『선문정로』 제3장 마지막에 명확한 답
변이 있다.
[12] “몽중일여(夢中一如)의 화엄 7지위(七地位)는 아직 6추의 영역이
요 숙면일여(熟眠一如)인 자재위(自在位)에서 비로소 제8 리야(第八梨
耶)인 3세이니, 8지에는 6추가 없고 불지(佛地)에는 3세가 없다. 선
문(禪門)에서는 장식(藏識)을 제8마계(第八魔界)라 하여 극력 배척함
은 미세장식(微細藏識)을 타파하지 않으면 견성할 수 없으므로 오직
정법(正法)을 위한 노파심의 발로이다. 자성을 엄폐하고 있는 번뇌
망상에 미세와 추중(麤重)의 양종(兩種)이 있음을 알았다. 추중은
유분별(有分別)이므로 용이하게 각지(覺知)되지마는 미세는 무분별(無
分別)이어서 참으로 심심난해(甚深難解)하여 수도(修道) 상의 일대애로(一
大隘路)가 된다. 동정일여(動靜一如)와 몽중일여(夢中一如)가 되어도 숙
면일여(熟眠一如)가 되지 않으면 이는 6추의 영역이요, 숙면일여가
되어야 비로소 가무심(假無心)인 3세이다. 이 미세를 단진(斷盡)하지
않으면 견성이 아니어서 정안종사(正眼宗師)가 될 수 없으니, 이것을
극력 구명(究明)하여 기필코 이탈하여야 불조의 혜명(慧命)을 계승할
81)
수 있다.”
[13] “동정일여 몽중일여 숙면일여란 말을 자주 거론하는데 이는
공부를 하다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경계이다. 동정일여란 가거나
오거나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거나 늘 여여해서 잠시도 끊어짐이 없
는 것을 말한다. 쭉 이어지다가 잠깐 끊어지고 다시 이어지는 그런
81) 퇴옹(2007), 7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