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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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 『퇴옹학보』 제17집




                 것은 일여라 하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저녁에 잠드
                 는 순간까지 한 생각이 잠시도 끊어지지 않는 걸 동정일여라 한다.
                 몽중일여란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꿈에서도 불경계(佛境界)가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어쩌다 꿈속에서 경계가 나타나는 듯하고
                 화두가 조금 들리는 듯싶으면 그걸 몽중일여로 착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것은 몽중일여가 아니다. 잠이 들어 깊은 꿈속에서조차
                 변동 없이 여여부동(如如不動)한 것을 몽중일여라 한다. 그런 몽중일
                 여의 경계가 되면 화엄7지 보살이다. 숙면일여란 꿈 없는 깊은 잠

                 에 들어서도 일여한 경계이다. 숙면일여의 경계가 나타나면 8지 이
                 상의 자재 보살인데 이것조차도 제불 조사들께선 제8 마계라 하여
                 머물고 집착하는 것을 극력 배척하셨다. 그러니 동정일여 몽중일

                 여도 안된 것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러고도 견성이니 깨달음
                 이니 한다면 그것은 차라리 외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객진번뇌
                 도 떨치지 못했으면서 약간의 지혜가 생겼다 하여 그걸 궁극의 견
                 성인 줄 착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혼자만의 착각에 그친다면 그나
                 마 다행이다. 근거도 없는 망설과 삿된 견해로 다른 이의 본성까지

                 오염시키니 참으로 큰일이다. 그러니 보잘 것 없는 견해로 괜한 오
                 기 부리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 6추뿐 아니라 3세 의 미세망상 까
                                                       82)


            82)  삼세(三細)와 육추(六麤)는 『대승기신론』이 분류한 번뇌다. 무명업상(無明業相)·능견상
               (能見相)·경계상(境界相)은 3세고, 지상(智相)·상속상(相續相)·집취상(執取相)·계명자
               상(計名字相)·기업상(起業相)·업계고상(業繫苦相)  등이  6추이다.  『大乘起信論』(T32,
               585c), “復次, 依不覺故生三種相, 與彼不覺相應不離. 云何爲三? 一者無明業相, 以依不
               覺故心動, 說名爲業, 覺則不動, 動則有苦, 果不離因故; 二者能見相, 以依動故能見, 不動
               則無見; 三者境界相, 以依能見故境界妄現, 離見則無境界, 以有境界緣故. 復生六種相.
               云何爲六? 一者智相, 依於境界, 心起分別愛與不愛故; 二者相續相, 依於智故生其苦樂,
               覺心起念相應不斷故; 三者執取相, 依於相續緣念境界, 住持苦樂, 心起著故; 四者計名字
               相, 依於妄執, 分別假名言相故; 五者起業相, 依於名字, 尋名取著, 造種種業故; 六者業
               繫苦相, 以依業受果不自在故. 當知無明能生一切染法, 以一切染法皆是不覺相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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