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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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 『퇴옹학보』 제17집




            다. 그래서 도대체 “누구의 노래를 부르고, 누구의 종풍을 계승했습니

                94)
            까?” 라고 묻고 싶다. 퇴옹이 제시한 ‘수시’를 해석하는데 도움 될 구
            절이 『육조단경』에 있다.




                 [3] “또한 한 명의 스님이 있으니 이름이 신회로 남양 사람이다. 조
                 계산에 이르러 (혜능에게) 예배하고 물었다. ‘스님은 좌선하시면서 보

                 십니까? 보시지 않습니까?’ 혜능이 일어나 신회를 세 번 때리고는
                 물었다. ‘내가 너를 때렸는데 아프냐? 아프지 않으냐?’ 신회가 ‘아
                 프기도 하고 아프지 않기도 합니다.’고 대답했다. 혜능이 ‘나 역시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회가 다시 ‘스님! 어째

                 서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합니까?’ 혜능이 대답했다. ‘내가 보
                 기도 하는 것은 항상 나 자신의 잘못을 본다. 그래서 본다고 말한
                 다. 보지 않기도 한다는 것은 하늘과 땅과 다른 사람의 허물과 죄
                 를 보지 않는다. 그래서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한다. 너는 아프

                 기도 하고 아프지 않기도 한 것은 무엇 때문이냐?’ 신회가 대답했
                 다. ‘만약 아프지 않다면 바로 감정이 없는 나무나 돌과 같고, 만약
                 아프면 범부와 같이 원한을 일으킬 것입니다.’ 혜능이 말했다. ‘신회
                 야! 앞에서 본다고 한 것과 보지 않는다고 한 것은 양변(兩邊)이고,

                 아프고 아프지 않음은 생멸(生滅)이다. 너는 자성을 보지도 못하면
                 서 감히 여기에 와 사람을 희롱하려 드느냐?’ 신회가 예배하고 다
                 시 더 말하지 않았다.”    95)




            94)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T47, 496b), “唱誰家曲? 宗風嗣阿誰?”
            95)  “又有一僧, 名神會, 南]陽人也. 至漕溪山 禮拜問言: ‘和尚坐禪, 見亦不見?’ 大師起打神會
               三下, 却問神會: ‘吾打汝, 痛不痛?’ 神會答言: ‘亦痛亦不痛.’ 六祖言曰: ‘吾亦見亦不見.’ 神
               會又問: ‘大師何以亦見亦不見? ’ 大師言: ‘吾亦見, 常見自過患, 故云亦見. 亦不見者, 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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