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퇴옹학보 제17집
P. 76
76 • 『퇴옹학보』 제17집
를 12연기의 순관과 역관에 연결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9)
깟짜야나여,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은 첫 번째 극단이다. 모든 것이
없다는 것은 두 번째 극단이다. 깟짜야나여, 여래는 이 두 극단을
멀리하고서 ‘중간인 것’(majjha)을 통해서 가르침을 설한다. 무명을
조건으로 행이 있고… 바로 그 무명의 남김 없는 완전한 소멸로부
터 행이 소멸하고…
여기에서는 중도(中道, majjhimapaṭipadā)가 아니라 중간을 의미하는
형용사 majjha의 추상명사가 도구격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 경전은 삶의 방식이나 수행의 방법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있음과 없음
이라는 생각 또는 견해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 빨
리 경전에서는 ‘수단과 방법’이란 측면이 강한 paṭipadā가 빠져있는 것
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중간인 것’은 초전법륜경과 율장대품
에서와 같이 8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이 아니라 12연기를 순관과 역관
으로 관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따라서 깟짜야나곳따 숫따의 ‘중간인 것’
은 중도(中道)라기 보다는 중관(中觀)에 가까운 것으로 ‘수단과 방법’이 아
니라 ‘견해와 관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빨리 깟짜야나곳따 숫따(Kaccāyanagotta sutta)에 해당되는
9) SN II p.17: sabbam atthīti kho Kaccāyana ayam eko anto. sabbaṃ natthīti ayaṃ
dutiyo anto. ete te Kaccāyana ubho ante anupagamma majjhena Tathāgato
dhammaṃ deseti. avijjāpaccayā sankhārā... avijjāya tveva asesavirāganirodhā
saṅkhāranirod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