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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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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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터 저것이 있고, 이것의 생성으로부터 저것이 생겨난다” 라는 연기
            공식은 연기를 전자와 같이 공시적이고 논리적인 상호의존성으로 볼 것
            인지, 아니면 후자와 같이 시간적 순서에 따라 일어나는 인과의 연쇄로

            볼 것인지 하는 부분에서 많은 논란이 있다. 사실상 여기에서는 12연기

            의 순관과 역관이 먼저이고 연기공식이 이후에 추가되는 듯 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깟짜야나곳따 숫따(Kaccāyanagotta sutta)의 ‘중간인 것’은 초전
            법륜경(Dhammacakkappavattana sutta)과 율장대품(Mahāvagga)에 나타

            나는 중도(majjhimapaṭipadā)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남방불교는 전통적

            으로 교학과 수행을 pariyatti와 paṭipatti로 구분했다. 전자가 붓다의
            가르침을 교리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라면 후자는 그 교리를 수행에 적

            용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빨리어 중도(majjhimapaṭipadā)에서 paṭipadā
            는 바로 이 paṭipatti와 동일한 어근으로부터 파생되었다. 따라서 이 용

            어는 8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 그리고 계정혜 3학과 같이 수행적이고

            실천적인 측면에는 적용할 수 있었지만 12연기의 순관과 역관과 같이
            교학적이고 지적인 측면에는 적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즉 중도가 12

            연기와 연결되는가 8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과 연결되는가에 따라 상

            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중관(中觀)과 같은 대승불교의 관점에
            서 보면 유무중도와 단상중도 등과 같이 교리적 교학적 발전에 있어서





            12)  此有故彼有,此起故彼起(T2  85c),  asmin  sati  idaṃ  bhavaty,  asyotpādād  idam
               utpadyate (Fünfundzwanzig Sūtras des Nidānasaṃyukta, Sanskrittexte aus
               den Turfanfunden iii, C. Tripāṭhī, Berlin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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