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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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 『퇴옹학보』 제18집




            하기 전에 이미 『유마경』 경향의 사상에 많은 흥미가 있음을 말해주고,

            그가 당시 시대적 영향으로 노장적 표현을 많이 한다고 해도 이것이 그
                                        155)
            사상의 본질이 아님을 알려준다.  즉 그를 사상적으로 성장하게 한 핵
            심이며, 출세와 입세를 구분하지 않고 이상사회가 현실 가운데 있다고

            여기는 『유마경』     156) 은 그가 일생 추구한 般若空의 중도사상을 잘 예측
            해 준다는 것이다. 당시 노장 사상이 유행함에도 불구하고 불만이 있어

            『유마경』을 통해 비로소 마음 둘 곳을 얻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般若

            空 성향으로 이미 기울어 있기 때문에 현실 이면의 초월적인 것을 추구
            하는 노장적 사유를 부정함을 말한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사상은 깊고

            논쟁에도 뛰어나 의논에 막힘이 없어 수도인 장안에서 그를 당해낼 자
            가 없다   157) 는 것은 그 당시 현학과 격의불교(6가7종) 등 여러 사상이 혼재

            한 가운데 반야공 사상을 아주 잘 선방함을 보여준다. 즉 구마라집을

            통해 전수받은 용수의 中觀사상이 그 당시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음을
            파악하고 이를 제대로 알리는 데 일생의 목적을 둔다. 그러므로 실체를

            기본으로 하는 당시의 왕필 중심의 현학이나 격의불교                   158) 의 관점을 타






            155)  현학적 용어를 차용하면서도 그 사상은 반야와 공의 실상을 알리는데 집중되어 있다.
                (이현옥(2005), 241.) 노장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 이전 格義불교를 넘어 本義불교에
                이르렀다.(김하우(1998), 38.)
            156) 洪修平 釋譯(1996), 7.
            157) 카마타 시게오, 장휘옥 역(1997), 305.
            158)  왕필의  현학에서  無는  만물  형성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실체로서  선재한다.  (김용수
                (2002), 220.) 또한 불교 이론을 노장의 서술어로 표현하여 중국인들이 불교를 쉽게 이
                해하도록 한 격의불교도 현학과 같은 중국 고유의 실체적 방식으로 반야공을 이해했다
                고 흔히 비판받는다.(장계환(2000),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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