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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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법장의 교판론과 퇴옹성철의 불교관 비교 연구 • 143





               가 본래성에서 포착되는 것을 성기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세계의 당

               위로서 강조된다. 천차만별인 중생의 세계가 아니라, 모두가 부처여서
               평등인 세계가 ‘그래야만 하는 세계’로서 강조되는데 화엄의 지향이 있

               는 것이다. 천태에 비하면 수행주체와 실천주체의 당위의 세계에 대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지향을 훨씬 더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점에 특
               징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지론사상 및 삼계교 사상으로부터의 탈피와 관련된 사상적 문

               제이다. 두 사상 모두 화엄사상의 출현에 중요한 근간을 제공하지만, 동
               시에 화엄교학에 의해 차별화되는 대상이기도 하다. 어떤 점이 차별화

               의 초점이었을까?
                 지론교학을 대표하는 혜원은 “『대승의장』에서 진심(眞心)이 변하여

               망법(妄法)이 되며, 진(眞) 이외에 다른 법은 없으므로 『화엄경』에서 ‘一切

               虛妄有一心所作’이라 설하였다고 한다. 또 진망(眞妄)이 서로 의지하기 때
               문에 인연집기(因緣集起)의 뜻이 있으며 망(妄)에 의거해서 진(眞)을 포섭

               하면 모두 망심소작(妄心所作)이고, 진(眞)에 의거해서 망(妄)을 섭(攝)하면
                                        11)
               모두 진심소작(眞心所作)이다.” 라고 말한다. 전해주는 『대승의장』의 이
                                          12)
               부분과 지엄이 『수현기(搜玄記)』 에서 염정(染淨)의 이문(二門)을 조직한
               부분을 비교하면서 “특히 주목할 점은 지엄이 여래장사상을 표방하는
               제 경론에 의지하여 여래장사상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이 여래장연





               11)  전해주(1992), p.52. 해당 부분은 慧遠, 『大乘義章』, T44, p.483c, 530ab 부분을 발췌
                  인용한 부분임.
               12) 智儼, 『搜玄記』, T35, pp.62c-6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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