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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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 『퇴옹학보』 제18집




                 생하여 생겨난다는 생성의 기본 원리가 아니라 모든 일체 만물이
                 존재하는 기본원리를 말한 것입니다. 연기는 무엇이 어떻게 생겼는

                 가를 설명하는 가르침이라고 보면 시간적인 해석이 들어가 버리게
                 됩니다. 연기는 어떻게 존재하느냐 하는 존재 원리를 설명합니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진여는 나고 죽는 일이 없
                 기 때문에 어디에서 나오고 어디로 들어간다고 하면 연기가 아닙니
                 다. …… 화엄종의 법계연기론(法界緣起論)에서 성기(性起)라는 말을

                 하는데 그 일어난다[起]는 말을 생겨나서 일어난다는 생기(生起)의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해석하면 불법의 근
                 본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21)



               이 부분은 중도로서의 진여법계연기에 대한 퇴옹의 설명이다. 사상사

            적 측면에서 볼 때, 연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갈래가 등장한다. 그런

            데 이 부분은 연기 해석의 근본은 중도에 입각한 진여법계연기라야 타
            당하다는 결론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 이어지는 부분에서 ‘연기의

                       22)
            시간적 해석’ 에서 근본 경전에는 연기에 대한 시간적 해석이 존재하
            지 않으며, “변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유견에서 생사윤회하는 생멸법

                              23)
            으로 해석해버린 것” 으로 연기의 잘못된 해석이라 하여 배제한다.
               이 부분 뒤에 이어서 설해지는 것이 바로 화엄삼관이다. 곧 진공절상
            관(眞空絶相觀), 이사무애관(理事無礙觀), 사사무애의 주변함용관(周遍含容





            21) 퇴옹성철(2014) 상권, pp.205-206.
            22) 퇴옹성철(2014) 상권, pp.206-209.
            23) 퇴옹성철(2014) 상권,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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