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9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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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중도법문이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 • 189




               二邊)’이라고 한다. 양쪽이 동시에 왜곡된 생각을 내려놓고, 잘못된 방향

               으로 내달리는 질주를 멈추고, 자신만의 배타적 주장을 버리는 것이 쌍
               차이변이다. 쌍차를 통해서 대립하고 갈등하는 울타리는 해체된다. 대

               립은 쌍방이 둘러친 두 겹의 울타리이므로 한쪽만 부정해서는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 쌍방의 울타리를 동시에 무너뜨릴 때 비로소 대립과
               갈등은 사라지고 화해와 공존이 열린다.

                 셋째는 현수법장의 쌍민쌍존(雙泯雙存)이라는 개념이다. 법장은 “비록

               진과 속이 쌍으로 사라지지만 이제(二諦)가 항상 존재하고, 공과 유가 둘
                                                    34)
               다 없어지지만 일미(一味)가 항상 드러난다.” 고 했다. 존재의 실상은 나
               와 너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서로 의존해 있다. 실상의 관점에서 보면 모
               든 존재는 홀로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존재의 실상을 바로 드러내자

               면 나와 너가 모두 사라져야하는데 이것이 ‘쌍민(雙泯)’이다. 쌍민을 통해

               대립하고 투쟁하는 모습이 사라지면 양측이 모두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측이 온전하게 드러나는 ‘쌍존(雙存)’이 실현되는데 퇴옹은 이

               를 묘유라고 했다. 즉, “공과 유 두 가지가 모두 없어지지만 공과 유가 참
                               35)
               으로 무애한 중도” 가 실현된다는 것이다.
                 쌍민, 쌍비, 쌍차는 나와 너를 차별하며 서로를 배제하는 인식을 동시

               에 부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로의 긍정성을 발현해 내는 상호주의
               적 방식이다. 퇴옹은 “부정을 바로 알면 대긍정이 나타납니다. 구름이 걷







               34)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T33, 552a), “雖眞俗雙泯 二諦恒存 空有兩亡 一味常顯.”
               35) 성철(2014), 141(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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