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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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19





               법을 시작한다. 선종의 돈오견성이 부처의 원각과 완전히 동일한 것이

               라는 이 주장을 돈오원각론이라 부를 수 있다. 돈오원각론은 『선문정
               로』 전체를 관통하는 제1종지로서 제1장에서 시작하여 전체 19장의 모

               든 곳에서 그 주장이 발견된다. 여기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바, 그것이 특

               별히 강조되어 표현되어 있는 장에 대한 고찰을 통해 그 내용과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1장 「견성즉불」은 돈오원각론의 표종장에 해당한다. 견성즉불이

               라는 장제목은 선종의 표어인 ‘직지인심, 견성성불’을 의식한 말이다. 견
               성성불에는 견성하면 부처가 된다는 의미와 견성한 뒤 수행하여 부처가

               된다는 두 의미가 담겨있다. 견성성불의 이러한 두 의미에서 견성하면
               부처가 된다는 의미만을 채택하기 위한 조어가 견성즉불이다. 견성즉

               불은 견성이 곧 완전한 무심의 성취이며 구경각을 성취하여 바로 부처

               가 된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병이 나으면 더 이상 약이 필요 없는 것처
               럼 견성하면 경전 공부와 참선 수행을 모두 내려놓고 부처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견성 이후의 닦음을 말한다면 그것은 견성이
               라 할 수 없다.




                    견성했다고 하면서 정을 닦느니 혜를 닦느니 하는 것은 아직 미세

                    망상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것은 견성이 아니다. 더 이상 배우고 익
                    힐 것이 없는 한가로운 도인, 해탈한 사람이 되기 전에는 견성이 아
                    니다. 이것이 『선문정로』의 근본사상이다.         10)




               10) 퇴옹성철(201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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