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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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퇴옹학보』 제18집




               성철스님은 견성에 대한 잘못된 견해가 ‘선종의 종지를 흐리고 정맥

                              11)
            을 끊는 심각한 병폐’ 라고 진단한다. 제6식의 거친 망상과 제8아뢰야
            식의 미세한 망상까지 완전히 제거된 무심이라야 견성이다. 그러므로

            만약 수행이 더 필요하다면 그것은 견성이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닦을 것이 없는 차원이라야 견성이라 할 수 있다는 이 주장은 깨
            달음 이후 오랜 시간의 점수가 필요하다는 돈오점수론을 정면으로 겨냥

            한다. 또한 불교의 목적이 성불에 있다는 불교적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구상의 기본틀을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성철스님만
            의 독창은 아니다. 성철스님 스스로도 성철스님은 『종경록』을 비롯하여

            『능가경』, 『대열반경』, 『대승기신론』, 『유가론』, 『육조단경』, 『원오록』 등
            의 문장을 그 전거로 제시한다. 다만 이것이 성철스님의 설법을 관통하

            는 뚜렷한 주제의식이라는 점에서 이를 성철선의 제1종지라 부르고자

            하는 것이다.
               돈오원각론은 성철스님이 만난 불교적 숙제에 대한 답안의 제시이기

            도 하다. 부처님의 깨달음과 선문의 깨달음이 동일한 것인가 아니면 다
            른 것인가를 묻는 오래된 질문이 있다. 성철스님은 이에 대해 선문의 돈

            오견성과 부처의 원각이 동일한 것이라야 한다고 보았다. 부처님이 중도

            를 깨달았다고 했는데 이 ‘중도를 깨쳤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자리, 근
                                                             12)
            본자성을 바로 보았다는 말로서 이것을 견성이라고 한다’ 는 것이다.
               이처럼 돈오견성이 곧 부처님의 원각이므로 성도 이후 부처님이 그랬




            11) 퇴옹성철(2015), 16.
            12) 퇴옹성철(201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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