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7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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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중도법문이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 • 207




                 2) 깨달음의 본질에 대한 해명

                 조계종은 자성자도(自性自度)를 추구하는 선종이므로 깨달음을 추구
                                              83)
               하는 것은 종단의 근간적인 문제다.  퇴옹도 불교의 본질은 깨달음에
               있으며,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고 했다. 만약 ‘깨친다’는 데에서 한 발

                                                           84)
               자국이라도 벗어난다면 불교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런데 깨달음이
               핵심이라면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깨달음이 무

               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명료하지 않으면 자연히 깨달음에 대한 갖가지 신

               비주의가 자리 잡게 된다.
                 만약 깨달음이 고의 해소, 즉 이고득락하는 것이라면 깨달음은 고의

               성질과 직결되는 문제가 된다. 고의 원인이 집착이라면 집착을 해소하
               는 것이 관건이 된다. 하지만 중도사상에서 정의되는 중생의 고는 양변

               에 집착하는 변견이다. 따라서 깨달음이란 양변을 제거하는 것이 되고,

               변견을 넘어서는 것이 된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나니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다. 다만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                      85)

               고 했던 승찬(僧璨)의 요지도 변견을 초극한 중도로 모아지고 있다. 사랑
               하고 미워하는 양변을 넘어 중도를 체득하는 것이 지극한 도이며 깨달

               음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깨달음은 추상적이거나 모호하지 않고 ‘중도

               를 깨닫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래서 퇴옹은 “부처님은 고와 낙을 완전






               83)  조계종 종헌 제2조에는 “본종은 석가세존의 자각각타 각행원만한 근본교리를 봉체하며
                  직지인심 견성성불 전법도생함을 종지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84) 성철(2014), 30(상권).
               85)  『신심명』(T48, 377a),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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