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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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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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변견에 집착하기 때문” 이라고 진단했다. 세상은 종교를 향해
이와 같은 사회적 고에 대한 해답을 요구한다. 이런 요구에 응답하지 않
으면 종교의 사회적 위상은 지탱될 수 없다. 퇴옹은 중도법문을 통해 갈
등과 대립이라는 사회적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사상적 원리를 확립하
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중도사상은 대립과 갈등이라는 시대적 질병을
치유하기 위한 퇴옹의 처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90)
하지만 그동안 중도법문이 갖는 이와 같은 대사회적 메시지, 시대적
병통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측면이 있
다. 백일법문은 한결같이 불교 사상만을 논하고 있지만 법문의 낙처는
시대를 지배하는 고통을 치유하는데 있었다. 그런 점에서 쌍차쌍조라
는 중도사상은 퇴옹이 제시한 사회적 갈등해결의 원리로 이해하고, 접
근해야 한다.
“ 중도 입장에서 보면 서로 시비를 다 버립니다. 서로 시비를 버리면
완전히 한 덩어리가 됩니다. 한 덩어리가 되면서 서로 융통하게 됩
니다. 그러면 모든 상극 모순과 투쟁은 영원히 없어져 버리고 영원
한 행복과 평화가 실현됩니다.” 91)
옳고 그름이라는 ‘시비(是非)’는 변견에 매몰된 중생의 차별과 변견을
89) 성철(2014), 129(상권).
90) 서재영(2015a), 82.
91) 성철(2014), 112(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