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3 - 퇴옹학보 제18집
P. 233

선종의 수행과 신심의 상관성 고찰 • 233




               이 아니라 스스로의 체험을 통하여 맛보는 것으로 순전히 개인적인 경

               험에 양보해두는 방식이 고안되었다. 그 방법으로 창출된 것 가운데 하
               나가 곧 간화선이었다.

                 간화선의 수행방식은 인도에서와는 달리 지극히 중국적인 발상이다.

               그것의 이유는 현실을 중시하는 중국인의 성격과 함께 어울리면서 지극
               히 동적인 일상행위로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가 있다. 그와 같

               은 공안의 성립과 함께 중국에서 본격적인 선수행으로 등장한 것은 당
                          8)
               대 말기이다.  이로써 공안선 그리고 문자선의 단계를 거쳐 간화선으로
               정착된 것은 송대 大慧宗杲에 이르러서 확립되었다.

                 이때가 되면 불조의 기연이 定型化되어 수많은 화두로 나타나게 된
               다. 따라서 스승의 접화방식과 제자의 근기가 다양한 만큼 화두도 다양

               하여 일상의 생활 하나하나가 화두로 등장한다. 그러나 간화선이라는

               일종의 화두참구를 으뜸으로 내세워 그것을 최고의 수행방법으로 선택
                                            9)
               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이와 같은 간화선의 핵심을 담고 있
               는 공안에 대하여 그에 대한 체계 내지 단계적인 분류가 汾陽善昭에 의
                                     10)
               하여 최초의 공안집으로  등장하였고, 元나라 때 道泰 등이 편집한




                 통찰하여 얻는 반야직관의 획득에 대한 頓漸이라는 과정상의 문제에 치중하였다. 곧 證보
                 다는 修에 중점을 두었다. 그 과정에서는 다시 그 깨달음을 얻는 방법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곧 수행방식의 다양한 전개를 초래하게 되었다.
               8) 『景德傳燈錄』 卷11 「睦州道蹤」, (T51, 291a-292a)
               9)  대혜는 화두를 드는 목적에 대하여 혼침과 산란을 제거하는 것과 화두를 활용해서 깨침
                 에 도달하려는 것의 두 가지 목적을 제시하였다. 이런 점에서 대혜에게는 선수행에서 화두
                 를 들지 않는 것이야말로 깨침을 부정하고 무시하는 邪禪으로 간주되었다.
               10)  『汾陽無德禪師語錄』 卷中의 「頌古代別」 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은 최초로 공안에 대
   228   229   230   231   232   233   234   235   236   237   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