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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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 『퇴옹학보』 제18집




            은 자교오종에 의한 심신의 벽관은 필연적으로 깨침이 구현되어 있는

            모습으로서 ‘바로 그 때에 진리와 하나가 되어 분별을 여의고 고요한 무
            위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달마는 이것을 이입이라 말하고 있다.

               이로써 보면 진리와 하나가 되는 이입은 분별을 여의고 고요한 무위

            에 도달하는 것을 속성으로 삼고 있다. 분별이 없기 때문에 따로 自他
            내지 凡聖이 없고, 고요한 무위의 경지이므로 객진번뇌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있다. 그래서 이입은 심신을 통한 벽관의 구현일 뿐만 아니라 벽관

            을 통한 심신의 자각이다. 따라서 심신과 벽관과 이입은 깨침에 대한 달
            마 특유의 용어이면서 敎를 통한 깨침이라는 의미까지 내포되어 있는

            말이다.
               어쨌든 심신은 구체적으로 마음이 미혹을 버리고 진실로 되돌아가

            는 벽관의 공부이다. 원문에서 말한 捨妄歸眞의 妄은 심신이 결여된 미

            혹이다. 심신의 부재로부터 본래부터 있지 않은 것이 나타나는 妄으로
            보이다가 심신의 터득으로 인하여 이제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미혹이란 본래부터 있지도 않은 것을 있는 것으로 잘못 보는 것
            이다. 말하자면 진실을 망각하고서 본래부터 없는 것을 있다고 보는 것

            이다. 반면 깨침이란 본래부터 있지 않은 것은 있지 않다고 보고 미혹으

            로 인하여 망각한 진실을 돌이켜 세우는 것이다. 특별히 이전에 없던 새
            로운 진실이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망각했기 때문에 그것을 망

            각했다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미혹이 없다면 새삼스레 깨칠 것도 없다.

            본래의 진실은 의연하여 변함이 없다. 이와 같은 자각의 구조가 바로 捨
            妄歸眞이다. 저곳은 本來의 자리이고 지금 이곳은 非本來의 자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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