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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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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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智慧도 없이 생사를 벗어나려고 한다면 그것은 語不成說 이라 하
였다.
대혜는 위와 같은 辨邪正說을 요약하여 佛病·法病·衆生病이라 말하
고 있다. 불병은 선교방편을 지니지 못하고서 방편을 그대로를 만능으
로 간주하는 잘못과 범부행위까지도 일상생활 그대로가 깨침이라 하여
無事甲裏에 떨어지는 잘못을 가리킨다. 법병은 언설을 통한 갖가지 잘
못으로서 곧 言語相·文字相·知解分別相에 떨어져 있는 것과 방편의 가르
침을 방편인 줄 모르고 實로 간주하는 잘못을 말한다. 중생병은 중생이
일반적으로 지니고 있는 속성으로서 분별사식과 불신의혹과 미혹우치
를 말한다.
이와 더불어 대혜는 무자화두를 강조하면서 무자화두를 참구하는
잘못된 사항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로 언급하였다.
조주는 ‘개한테 불성이 있습니까’ 라는 한 승의 질문에 대하여 ‘無’
라 답하였다. 이 無字야말로 허다한 惡知惡覺을 물리치는 무기이
다. 有無의 도리로 알려고 하지 말라. 도리를 통해서 알려고 하지 말
라. 뜻으로 사량하거나 헤아리지 말라. 눈썹을 치켜올리거나 눈동
자를 깜박거리는 제스처로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 말장난을 통해
어찌 해보려고 하지 말라. 그저 가만히 있는 것을 능사로 삼지 말
라. 화두를 드는 그 자체로 알려고 하지 말라. 문자를 동원하여 꿰
20) 『大慧普覺禪師語錄』 卷19, (T47, 894a) “今時士大夫學道 多是半進半退 於世事上不如意
則火急要參禪 忽然世事遂意 則便罷參 爲無決定信故也 禪乃般若之異名 梵語般若 此云智
慧 當人無決定信 又無智慧 欲出生死 無有是處” 또한 의의 책, 卷20 「示無相居士」, (T47,
894a)에게 행한 설법에서도 決定信에 대하여 간절하게 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