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2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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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 『퇴옹학보』 제18집
자신에게 있었음을 자각하여 그대로 익혀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아가
는 것이다. 어디서 빌려오거나 한순간에 퍼뜩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그
래서 깨침을 기다리는 마음은 특별히 경계의 대상이 된다. 그대로 앉아
서 화두를 든다든가 좌선을 하면 그것으로 훌륭하다. 화두를 통해서 좌
선을 통해서 깨침이 얻어지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곧 待悟之心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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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서는 안 된다. 깨침을 법칙으로 삼되[以悟爲則] 그것을 기다리는 마음
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 혜심도 화두를 참구함에 있어서 특히 주의해야할 점,
즉 간병의 방법에 관하여 위의 『구자무불성화간병론』 뿐만이 아니고,
그의 어록에서도 항상 깨침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곧 「宗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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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人에게 보이는 글」에서도 “미혹으로써 깨치기를 기다리지 말라.” 고
표현하고 있고, 「淸遠道人에게 보이는 글」에서도 “또한 그렇게 말한다고
하여 한결같이 눈을 감은 채 텅 비고 쓸쓸한 그대로 흑산귀굴 속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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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앉은자리에서 깨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고 말하며, 「空藏道
者에게 보이는 글」과 「大休上人에게 보이는 글」 등에서도 화두참구의 주
28)
의할 점을 열거하면서 “미혹으로써 깨치기를 기다리지 말라.” 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깨침을 기다리는 마음은 大疑團이 아니라 한낱 쓸데없는 분별심일
뿐이다. 待悟之心은 모든 知解의 근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
25) 『大慧普覺禪師語錄』 卷25, (T47, 919c-920a)
26) 『曹溪眞覺國師語錄』, (H6, 25c)
27) 위의 책, (H6, 27a)
28) 위의 책, (H6, 31c) ; (33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