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3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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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개교50년지(朝鮮開敎五十年誌)』 번역 • 283
한하여 정치상 엄중하게 감시하였다.
4대 문종왕은 백성이 승려가 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금령을 내렸다.
22)
부처님의 가르침은 세속의 윤리 에서 벗어나 있다. 오직 우리 장
헌왕의 학문이 뛰어나 태자[儲副]로 임명되었다. 매번 가르침을 받
아 무릇 귀신의 일에 대해서는 점차 미혹되지 않았다. 최근 향리의
백성들이 나라의 법도를 어기거나, 머리 깎고 출가하는 소년들이
많아져 군인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만약 이 폐단을 금지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금지하는 것을 어긴 자들, 즉 무거운 죄를 지은 자
들을 강제로 변방으로 이주시켜 노역에 봉사하도록 하는 법도(徒邊
之法)와 여러 행동들(百行)에 폐가 되는 소란(騷擾)이 반드시 많이 생
겨 구제[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많은 숫자의 무리들(萬計之衆)
이 하루아침에 여러 변방으로 모두 내몰린다면 정을 가진 사람이
참을 수 없는 바는 결코 아닐지라도 아마 원망과 한탄 때문에 (백성
들의) 화합된 마음이 상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잠시 관용의 기한을
두어 스스로 환속하도록 기다려 벌을 주지 않거나, 인두세(丁錢)를
납부하면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는 도첩을 주되, 금년을 기한으로
삼아 기한을 넘기거나 스스로 환속하지 않는 자는 물론 이후 이를
범하는 자들에게 철저하게 엄금하는 법을 실행하라. 무릇 [나라의]
법도(道)가 실행되지 않으면 좋은 땅을 경작하는 자나 관리들이 부
지런히 법도를 받들어 행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법을 따르
22) 결혼해 자식을 낳는 등의 일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