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6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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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 『퇴옹학보』 제18집




                 급한 상황입니다. 원래 당우 건축은 전문 기술자를 필요로 하는 것
                 인데, 여기에는 마땅한 직공이 없을뿐더러 모든 자재를 일본에 의

                 지하는 것 말고는 하나도 쓸모 있는 것이 없기에, 설계 예산 등이
                 세워지면 모 사원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비용도 모집기부
                 금 말고는 본산의 지원 없이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부디
                 특별하게 생각하시어 신속히 건축 준공할 수 있도록 처리해주시기
                 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1, 작년 조선 황실에서 하사된 금품은 당시 공사하고도 은밀하게
                                 76)
                 의논한 후 식리(殖利) 하는 법으로 저희 일동이 보관하고 있는데
                 당시 윤번에게도 고하였습니다. 혹시 건축상 필요가 있으면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내어드릴 테니 부디 말씀 주시기를 바랍니다.


                                         77)
                 2, 최근 물가, 임금의 등귀(騰貴) 는 건축비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
                 가 있을 수 있음을 말씀드리며, 그리고 설계상 사정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땅은 조선의 수도이고, 특히 구미 여러 나

                 라의 사원과 교회당은 장대한 건축물도 적지 않고, 더욱더 경쟁이
                 치열해져 외관을 화려하게 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러한 건물들과
                                                                   78)
                 외관상 균형을 맞출 수 있게 기획해주신다면 신기장엄(信起莊嚴)
                                           79)
                 의 방편도 되고, 본산의 위광(威光) 에도 관련되는 것이라 할 수 있
                 으니 가능한 규모를 크고 훌륭하게 설계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76) 이익을 늘림. 이자(利子)를 키워나가는 것을 말함.
            77) 물가가 오름.
            78)  신(信)은 장엄에서 생긴다라는 뜻으로, 당(堂)의 건축, 장식 등이 아름답고 훌륭한 것을
               보고 신앙심이 생기는 의미이다.
            79) 감히 범하기 어려운 위엄과 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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