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9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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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개교50년지(朝鮮開敎五十年誌)』 번역 • 339
곧바로 奧村師가 도쿄를 떠날 때 즈음 近衝公은 광영상인(光瑩上人)에
게 아래와 같이 서면을 보냈다.
나날이 더위가 극심해져 가는 요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바입
97)
니다. 저희 집안도 나이 많은 어르신을 비롯하여 잘 지내고 계시
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어제 奧村円心이 찾아와서 이번에
귀 본산에서 포교를 위해조선으로 출장 분부를 받아서 간다는 이
야기가 있기에 동방(東邦)의 대세(大勢) 등에 대해 주의해야 할 소견
을 전달 드리자고 합니다, 바야흐로 근래는 서양 각국이 자주 동양
일에 관섭하려는 일이 많습니다. 현재로는 백 년의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결국에는 만회가 안 되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 생각이 듭니
다. 따라서 동방의 선진국인 일본이 솔선하여 주변 나라를 앞장서
서 [동양의] 여러 나라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의 청한(淸韓) 양국 모두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
98)
정을 완화시키고, 동방의 나라들이 순치보거(唇齒輔車) 의 관계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지 당국자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종교와 교육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필요
하다고 생각하는데, 따라서 이번 기획에 대단히 찬성할 뿐만 아니
라 앞으로도 끝까지 이 방침을 관철하시고 특히 해외 포교에는 온
힘을 다하시도록 국가를 위해 또한 법[불법]을 위해 간절히 부탁드
리는 바입니다. 円心이 서쪽으로 간다는 사정을 들어 바로 편지를
97) 일본 편지문에서 형식적으로 사용하는 일본어 인사 문구는 직역하면 한국어 전달이 어
려워 그 뉘앙스를 살린 한국어로 대체 번역하였다.
98) 입술과 이 중에서 또는 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 중에서 어느 한쪽만 없어도 안 된다는 뜻
으로,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깊은 관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