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4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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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 『퇴옹학보』 제18집
하여 진속(眞俗) 이야기와 함께 상당한 친밀감을 맺고 왕래하기도
하였다. 또 나의 거처 서쪽 부근에 崔幹鎭, 崔世八 두 사람이 조석
으로 방문하여 우리 일본 문명의 발전에 대해 논하였으며, 조선사
람은 진실하고 거짓 없는 까닭에 친밀한 교의를 통해 편의를 얻기
도 하였다. 12월 17일 광주에서 출발하여 목포항――10월 개
항――이 개항되기에 히사미즈 사부로(久水三郞)氏에게 면회하여
광주부에 재류함을 고하고 외무대신 大隈伯으로부터도 보호를 받
는 등 상세히 언급하였다. 영사 보호에 대해서도 말하니 영사 久水
氏는 크게 찬성하고 도쿄 출발할 때 대신으로부터 그 사실을 명받
102)
아 지옥에서 부처님을 만난 심정 으로 최선을 다해 보호할 것이
라고 하였다. 목포항으로 이주한 일본인 상업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도 광주부와 비교하면 도시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으니(원문 그
103)
대로 인용 )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1897년도 다 지나가고, 奧村師는 지난 반년
경영이 어려웠던 때를 회상하며서 밤을 지새웠다.
어찌 꿈속에서 세월이 장차 사라지겠는가?
다른 나라에 포교한 성과를 위에 알리지 않았고,
밤을 지키는 등불 앞의 마음은 심란한데,
104)
북쪽의 창문에서는 여전히 눈보라 소리 들린다.
102) 지옥에서 부처님을 만나다(매우 곤란할 때 도움받음의 비유).
103) 원서에 이렇게 적혀져 있어서 그대로 인용하였다.
104) 이 한문은 성철사상연구원 조병활 원장이 번역한 것을 그대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