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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35
하늘의 눈과 같다〔如天之目〕는 것은 하늘의 제왕 마혜수라(摩醯首羅)
의 세 눈이 가로세로의 어느 한 선으로 연결시킬 수 없는 것과 같이 반
야, 해탈, 법신이 동일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음에 대한 비유이
26)
다. 이〔∴〕자 세 점과 같다는 비유도 마찬가지로서 여래의 비밀장인 대
열반의 모습을 비유한 것이다. 이것이 밝고, 청정하며, 둥근 구슬의 비
유와 중복되므로 생략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 형상적 비유를 자기식
으로 이해하여 스스로 알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는 표현이므로 이를 생
략하였다. 이처럼 형상적 비유의 생략은 성철스님 문장 인용의 주된 특
징으로서 실참실오가 아닌 지해적 차원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
에 해당한다.
한편 실참실오론은 간접성을 타기하고 직접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
을 강조한다. 4-10 등에서는 『대열반경』의 문장을 인용하여 불성을 간
접적으로 들어서 보는 일〔聞見〕과 직접 눈으로 직접 보는 일〔眼見〕의 차
별성을 말한다. 10지 보살은 간접적으로 들어서 알고, 제불여래는 눈으
로 직접 본다는 것이다.
諸佛如來와 十住菩薩은 眼見佛性이요 〔復有聞見, 一切衆生〕 乃至九
地는 聞見佛性이니라. 27)
26) 圓伊三點, 혹은 伊字三點, 眞伊三点, 혹은 世伊字 등으로 불리며 범어의 한 글자를 차용하
여 여래의 秘密藏을 설명한 것이다. ∴ 혹은 ∵ 등으로 그려지지만 핵심은 세 점을 함께
담는 수직, 수평의 선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27) 『大般涅槃經』(T12, 0528a); 퇴옹성철(2015),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