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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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퇴옹학보』 제18집
제불여래와 10지 보살이 불성을 눈으로 직접 보아 확인하는 차원〔眼
見〕이라면, 모든 중생이나 9지 보살에 이르기까지는 불성을 귀로 듣고
이해하는 차원〔聞見〕임을 밝히는 문장이다. 오직 부처만이 두 눈으로 분
명하게 불성을 볼 수 있으며, 그 이전은 모두 명료하지 못하거나, 아직 확
인하지 못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음을 밝히 위해 이 문장을 인용하였다.
성철스님은 이 인용문의 문견(聞見)의 구절을 ‘9지(地)에 이르기까지는
전문(傳聞)으로 불성을 보느니라’로 번역하여 그것이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傳聞〕 차원임을 강조한다. 문견(聞見)에 들어서 안다는 뜻이 없는 것
은 아니지만, 그것은 눈으로 보는 안견(眼見)과 달리 직접성, 실제성이 충
분하지 않은 간접적 차원임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이해된다. 이것을 전
해 들었다고 번역한 것은 그 문견의 의의를 더욱 낮추고자 하는 의도에
의한 것이다.
원래 『대반열반경』에서는 문견(聞見)이 안견(眼見)에 비해 못하다고 말
한 것이지 그것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지에 이르러 안견(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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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을 성취하게 될 때까지 문견(聞見)을 닦아야 한다고 권장 하는 입장
이다. 경전은 점수의 논리에 충실하므로 이것은 당연한 일에 속한다. 성
철스님은 이것을 ‘전해 들은〔傳聞〕’ 것으로 번역함으로써 성철선적 내려
놓음, 즉 지해적 차원에 대한 배격과 극복의 메지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자 한 것이다.
한편 일체중생(一切衆生)을 생략하여 일체중생에서 9지 보살에 이르
28) 『大般涅槃經疏』(T38, 0181b), “上云十住聞見至佛眼見, 若欲聞見眼見, 應當受持十二部經,
故有勸修.”; “上就究竟證爲眼見, 分證爲聞見. 今約凡夫修習中取聞見,得道力强眼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