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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39
구체적이다. 실제로 그러한 체험을 했는가, 그 체험이 현재 유지되고 있
는가 하는 점을 스스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면일
여 등은 스스로의 수행이 도달한 실제 경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대단한 지견을 얻고 휘황한 경계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그
경계가 꿈속에 일여한지 깊은 잠이 들었을 때도 일여한지 반드시
점검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망상의 인연으로 나타
난 경계이지 바른 깨달음이 아님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32)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 몽중일여, 숙면일여의 여부
는 스스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성철스님은 몽중일여는
아직 제6의식 차원의 일이고, 숙면일여는 제8아뢰야식 차원의 일로서
두 차원 모두 극복하고 투과해야 할 경계라고 규정한다. 숙면일여를 실
경으로 체험한다 해도 그것 역시 공안을 들어 투과해야 할 관문일 뿐이
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매일여의 실경계를 투과하여 만나는 실오로서의 깨달음
은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완전한 죽음과 같은 삼매에서 되살아나는 사
중득활의 경계이다. 그래서 제9장 「사중득활」의 장은 숙면일여가 궁극
의 도달처가 아니라 통과할 관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설된다. 수행
32) 퇴옹성철(2015), 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