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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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 『퇴옹학보』 제18집
야무지론」과 결과에 해당하는 「열반무명론」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또
한 「열반무명론」이 세워진 이유가 「반야무지론」의 반야사상과 서로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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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는 점에서, 즉 「반야무지론」에는 열반이란 개념이 등장하지 않지만
68)
세계에 대한 바른 인식(聖心의 반야)이 바로 열반 이라는 점에서, 실천으
69)
로 말하면 승조는 반야학에서 열반학으로 들어갔다 고 할 수 있다. 그
러므로 이 두 가지는 분리할 수 없는 것이지만, 구분해 본다면 「반야무
지론」이 지혜의 문제로서 수행의 주체라면 「열반무명론」은 정신적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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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문제로서 수양의 대상 이 된다. 이러한 구분은 「반야무지론」이 인
식의 근본적 전환, 즉 무분별의 空에 대한 깨달음으로서의 실천이라면,
「열반무명론」은 열반의 측면에서 바라본 실천, 즉 깨달음으로서의 열반
의 실천과 이에 도달하는 수행 방법으로서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이 측면에서 반야에 대한 승조의 기본적 입장은 공성을 체득하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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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적 인식 으로 그 요지는 반야로 無相을 삼아 집착이 없는 무지 72)
를 이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승조는 “반야는 아는 것도 없
73)
고 보는 것도 없이” “지혜를 닫고 총명함을 막아 대상이 사라진 텅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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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에서 홀로 깨닫는 것” 이라며 일상 지식의 기반인 일반적인 감각
67) 福永光司(1955), 190.
68) 김영진(2007), blog.daum.net>slowdream.
69) 李潤生(1989), 236.
70) 李潤生(1989), 220, 227.
71) 김영진(2007), blog.daum.net>slowdream.
72) 呂澂(1995), 169.
73) 「般若無知論」(T45, 1858), “般若無所知,無所見.”
74) 「般若無知論」(T45, 1858), “閉智塞聰而獨覺冥冥者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