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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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肇와 性徹의 中道사상 비교 • 93
을 없애는 깨달음이 되기 위한 궁극적인 상태는 유와 무 어느 특정의 것
으로도 귀속되지 않은, 즉 집착이 없는 반야지가 된다. 이는 ‘非有=非無’
84)
로서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가 되는 중도의 표현이다. 이
점에서 “성인의 지혜는 무지이지만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무위이지만
85)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고 한다. 비유비무에는 집착의 부정과 같은
무분별의 반야지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관조하는 긍정적 역할
의 반야지도 포함된다. 반야는 형상이 없어 집착할 수 없지만, 그것만으
로 전부가 아니라 반야의 지혜는 그 역할이 없는 지혜도 아닌 지혜이기
도 한 것이다.
이러한 무분별지의 대상이 열반이다. 이 열반에 대한 논의인 「열반무
명론」은 열반의 성격과 그 수행 방법을 제시한다. 승조는 우선 열반에
대해 “열반과 세간은 조금의 차이도 있지 않다. 세간과 열반은 조금의
86)
차이도 있지 않다.” “有도 끊고 非有도 끊는다. 그러므로 열반은 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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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고 無도 아님을 안다.” 고 하여 열반과 세속을, 유와 무를 분리하
지 않는 용수처럼, 비유비무의 중도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즉 “그러므로
열반의 도는 有나 無로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의혹하는
자들은 신묘한 변화를 보면 따라서 그것을 有라고 하고 없어진 것을 보
84) 승조는 ‘中道’라는 표현을 쓴 적은 없고 다만 용수의 저작인 『中觀論』을 인용하며 ‘中觀’
이란 표현은 사용한다.
85) 「般若無知論」(「劉君致書覈問」)(T45, 1858), “聖智無知而無所不知, 無爲而無所不爲.”
86) 『中論』(T30, 1564), 「觀涅槃品第二十五」, “涅槃與世間, 無有少分別, 世間與涅槃, 亦無少
分別.”
87) 『中論』(T30, 1564), 「觀涅槃品第二十五」, “斷有斷非有, 是故知涅槃, 非有亦非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