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퇴옹학보 제18집
P. 94
94 • 『퇴옹학보』 제18집
88)
면 곧 그것을 無라고 한다. 유무의 경지는 망상의 영역” 이라고 하며 유
와 무를 분별하는 것을 집착의 妄想으로 보고 유무의 구별을 하지 않는
것이 空의 열반에 도달하는 길임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열반과 속제를
구분하지 않고 “『유마경』에서 '번뇌를 떠나지 않고 열반을 얻는다'고 하
89)
였다.” 고 한다.
한편 이 열반에 도달하는 방법에 있어 승조는 漸修의 입장을 드러낸
다. 열반이 실체가 아니라 空하다면 그 방법도 특정의 한 가지에 얽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측면에서 “많은 중생들은 만 가지 단서이고 의식
의 근거도 한 가지가 아니기에 지혜의 관조에는 낮고 깊은 것이 있고 덕
행에는 넉넉하고 부족함이 있다. 그러므로 모두 피안으로 가지만 오르
90)
고 내림이 동일하지 않다. 고 하며 열반(피안)에 도달하는 것은 같으나
거기에 이르는 방법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부처가 보살이었을 때 7住에서 처음 無生法忍을 얻고 (나머지) 세 가지
계위를 닦아 나갔다. 만일 열반이 하나라면, 세 가지가 있어서는 안 된
91)
다.” 라며 ‘7住҆ 이후 세 단계의 해탈 과정의 차이를 비판한 입장에 대
해 승조는 “세 마리의 새가 그물에서 벗어나 똑같이 무위의 경지로 가
서 근심이 없는 것은 동일하지만 새들은 각각 다르다. ... 무위는 한 가지
88) 「涅槃無名論」(T45, 1858), “然則涅槃之道, 不可以有無得之, 明矣. 而惑者覩神變, 因謂之
有, 見滅度, 便謂之無. 有無之境, 妄想之域.”
89) 「涅槃無名論」(T45, 1858), “淨名曰, 不離煩惱, 而得涅槃.”
90) 「涅槃無名論」(T45, 1858), “夫以群生萬端, 識根不一, 智鑒有淺深, 德行有厚薄, 所以俱之
彼岸而升降不同.”
91) 「涅槃無名論」(T45, 1858), “儒童菩薩時於七住, 初獲無生忍, 進修三位. 若涅槃一也, 則不
應有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