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6년 8월호 Vol.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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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그대로가 실상이고 불성이고 열반이라고 하니, 그
                    냥 그대로 살면 안 되겠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
                    렇게 생각한다면 불법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 ‘무명

                    그대로 불성이고, 견혹과 사혹 그대로 법성이고, 중생 그
                    대로 부처라면 성불할 것도 없고 공부할 것도 없는데 공
                    연히 힘들게 왜 앉아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외도(外道)입
                    니다. …… 무명 그대로 법계이고 그대로 불법인 것을 바

                    로 알려면 무명의 구름을 걷어야 합니다. 무명을 멸하지
                    않고서는 무명 그대로가 법계이고 불법이란 것을 절대 모
                    릅니다.”
                                                         - 『백일법문』 중권



                  성철 스님은 무명을 소멸하지 않은 중생은 중생일 뿐 부처
                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무명을 걷어 낼 때 중생은 비로
                소 부처가 된다. 무명을 제멸하지 못한 중생을 보고 부처라고

                하면 오히려 부단한 바라밀행을 무력화 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다. 말은 부처로 산다고 하지만 결국은 적당히 착
                하게 살고, 적당히 훌륭하게 사는 범부의 삶에 안주하게 만
                드는 주문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사는 것이 불교였다면 싯

                달타 태자는 굳이 왕국과 가족을 버리고 출가하지 않았을 것
                이다. 범부의 삶을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위대한
                포기의 길로 갔던 것이다.
                  그래서 성철 스님은 “무명을 소멸하는 것으로 인하여 치성

                하게 타오르는 깨달음의 등(燈)을 얻는다(因滅無明 卽得熾燃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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