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16년 8월호 Vol.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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菩提燈).”는 『대열반경』의 대목에 주목했다. 중생의 내면에 도
                 사리고 있는 무명을 완전히 소멸해야만 지혜의 등불이 빛난
                 다는 것이다. 스님은 “무명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을 대열반이

                 라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단언했다. 깨닫지 못하고 번뇌에
                 싸여 있는 상태에서는 법계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법계를
                 모른다는 것은 중생이 곧 부처라는 무분별의 이치조차도 모
                 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원적 측면에서 중생이 곧 부처라는 것을 바르게 이해하
                 고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하다. 자기 스스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을 자각할 때 중생은 중생으로서의 한계를 초극
                 해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식할 때 비록

                 내면에 번뇌가 있고, 더러 욕망에 굴복하는 일이 있어도 포기
                 하지 않고 고원한 이상을 향해 부단히 정진해 갈 수 있다.
                   하지만 무명을 벗지 못한 중생에게 당장 부처로 살라고 하
                 는 것은 오히려 부처님의 삶을 부정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싯달타 태자는 부처로 살기 위해 중생의 한계를 초극하
                 는 피나는 과정을 거쳤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바
                 치는 치열한 수행의 삶을 살았다. 부처로 사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지혜를 체득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

                 이다.



                 서재영     ●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선의 생태철학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국대 연구교수, 조계종 불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불교신문 논설위원 등을
                 거쳐 현재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있다. 저서로 『선의 생태철학』 등이 있으며 포교 사
                 이트 www.buruna.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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