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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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천하를 위했는데, 지금은 한 사람의 몸만 위한다. 아
래 사람은 위 사람을 질투하고, 군주는 신하를 의심한다. 사나
움과 난잡함이 더욱 많아지고, 이 때문에 나라도 망하고 무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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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되었다.”
그리하여 혜강은 마침내 명교를 버리고 자연을 높이기 시작한다. 이는
혜강의 「석사론釋私論」과 완적의 「대인선생전大人先生傳」에서 분명히 드러
난다.
“무릇 군자는 옳고 그름에 마음을 두지 않으며, 행동은 도道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다. 무엇 때문인가? 대저 기氣가 안정되고
정신이 비어있는 사람은 자랑과 높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몸이 밝고 마음이 통달한 사람은 정식情識이 원하는 바(욕망)에
묶이지 않는다. 자랑과 높임이 마음에 없기에 능히 명교를 뛰어
넘어 자연에 모든 것을 맡기며[越明敎而任自然], 정식이 욕망에 묶
이지 않기에 능히 귀함과 천함을 살펴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다.
자연스럽게 사물의 이치에 통달하기에 큰 가르침[大道]과 어긋
나지 않으며, 명교를 뛰어넘어 자연에 맡기기에 옳고 그름에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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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을 두지 않는다.” (강조는 필자)
35) [三國魏]稽康著·戴明揚校注, 『稽康集校注』, 北京:中華書局, 2016, p.534.
36) [三國魏]稽康著·戴明揚校注, 『稽康集校注』, 北京:中華書局, 2016, p.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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