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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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할 필요까지 있을까?’”

              배위의 숭유론崇有論 출현




              무를 중시하는 귀무론과 방종한 생활을 깨달음인양 호도하는 자연론 현
            학의 말류적 폐단이 지나치자 원강 시기 배위(267~300)가 나서 이들을 비
            판했다. 『진서』권제35 「배위전裵頠傳」에 기록이 있는데, 약간 길지만 전부

            인용할 필요가 있다.



                “배위는 당시 풍속의 방탕함과 유교적 가르침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심히 우려했다. 하안·왕필은 본래부터 명성이 있었다. 그

                들의 말은 과장되고 허무하며, 예법을 존중하지 않았다. 일 하

                지 않으면서 국록을 받고 과분한 은총까지 누렸다. 관리된 자들
                도 이를 본받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 왕연과 그 무리들은
                특히 유명했다. 그들의 직위는 높고 권세도 대단했다. 그러나 정

                무政務를 보살피지 않고, 서로 모방하며 풍속과 법도를 쇠퇴하게

                만들었다. 이에 배위가 『숭유론』을 지어 귀무론을 비판했다. ‘무
                릇 함께 모여 있는 만물 이외 다른 지고무상한 도道는 없다. 사
                물의 차이를 활용해 각각의 종류를 정하며, 형체와 모양이 있는

                물체들은 모두 같지 않다. 이로 인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일체의

                실체가 있다. 사물의 변화와 감응작용은 매우 복잡하며, 이 복





            38)  [南朝宋]劉義慶著·張萬起等譯注, 『世說新語譯注』, 北京:中華書局, 1998,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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