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P. 62

현실 정치의 준칙인 명교를
                                               비판하고 자연을 강조한 이 사
                                               상은  사실  하안·왕필의  귀무

                                               론 현학의 발전적인 형태다. 귀

                                               무론에  이미  무無(자연)를  중시
                                               하고 유有(명교)를 낮게 보고, 근
                                               본을  중시하고  지말을  천시하

                                               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

                                               서  완적·혜강의  자연론  현학
                                               역시  일종의  본체론에  가깝다
                                               고 말할 수 있다.

           청나라 때 편찬된 『고성현상전략古聖賢像傳略』 권5에          자연을 존중하고 명교를 낮
           실려있는 혜강의 모습.
                                               춰보는  자연론  현학의  신봉자
                                               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방탕
           한 생활에 빠져들었다. 술에 취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마치 사리에 통

           달한양 여기는 풍조가 지나쳐 폐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설신어·덕

           행 제1』에 이와 관련해 주목할 가치가 있는 구절이 있다.


                “왕평자와 호무언국 등은 모두 멋대로 방종한 행동을 했다.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나체로 있기도 했다. 악광이 웃으며 말했

                다. ‘명교에도 즐거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저렇










           60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