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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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이라고 제목을 붙이는 자도 생겼다. (해적판의) 말과 글이 서
로 어긋나고 앞뒤가 맞지 않았다. 이는 후학들이 자기 생각을
비우지 못하고, 사사로운 감정을 두터이 믿었기에 일어난 일이
7)
었다.”
“구마라집 법사가 그 글을 전수해 주고 마침 (『소품반야바라밀경』의 ) 진본眞
本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홍시10년(408) 2월6일 법사에게 번역하도록 요
청했다. 4월30일 교정까지 모두 마쳤다. 옛 번역을 조사해 보니 진실로 잡
초가 무성한 밭에 곡식을 기르는 것 같아, (잡초의) 반 정도를 호미로 뽑아
낸들 어찌 많이 고쳤다 하겠는가!” (괄호는 필자)
8)
“옛 번역을 보며 옳고 그름을 따져, 의미가 통하는지 물으며 가르침의
궁극적인 이치를 밝혔다.” “옛 번역을 조사해 보니 진실로 잡초가 무성한
밭에 곡식을 기르는 것 같다.” 두 문장은 구마라집이 옛 번역을 대하는 태
도를 잘 보여 준다. 다른 사람이 이전에 번역한 것을 무턱대고 파기하는 것
이 아니고, 대조해 연구한 다음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을 취
7) “ 以弘始五年, 歲在癸卯, 四月二十三日, 於京城之北逍遙園中出此經. 法師手執胡本, 口宣秦言, 兩釋異
音, 交辯文旨. 秦王躬攬舊經, 驗其得失, 諮其通途, 坦其宗致. 與諸宿舊義業沙門, 釋慧恭、僧䂮、僧遷、
寶度、慧精、法欽、道流、僧叡、道恢、道㯹、道恒、道悰等, 五百餘人, 詳其義旨, 審其文中, 然後書之. 以其年
十二月十五日出盡, 校正檢括, 明年四月二十三日乃訖. 文雖粗定, 以『釋論』撿之, 猶多不盡. 是以隨出
其論, 隨而正之. 『釋論』既訖, 爾乃文定. 定之未已, 已有寫而傳者; 又有以意增損, 私以般若波羅蜜為
題者. 致使文言舛錯, 前後不同. 良由後生虛己懷薄, 信我情篤故也.” [南朝梁]釋僧祐撰·蘇普仁/蕭鍊
子點校, 『出三藏記集』, 北京:中華書局, 1995, pp.292∼293.
8) “ 會聞鳩摩羅法師神授其文, 真本猶存, 以弘始十年二月六日, 請令出之. 至四月三十日校正都訖. 考之
舊譯, 真若荒田之稼, 芸過其半, 未詎多也.” [南朝梁]釋僧祐撰·蘇普仁/蕭鍊子點校, 『出三藏記集』,
北京:中華書局, 1995,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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