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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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仄聲이라 불렀다. 근체시 규칙에 의하면 두 글자씩을 하나의 절주단위로
삼아 평성과 측성을 번갈아 쓴다. 시의 한 구절 속에서 첫 번째·두 번째
글자가 모두 평성이면 세 번째·네 번째 글자는 측성이어야 하고, 첫 번
14)
째·두 번째 글자가 측성이면 세 번째·네 번째 글자는 평성을 쓴다. 측
성仄聲으로 시작되는 오언율시의 경우 「측측평평측, 평평측측평. 평평평측
측, 측측측평평. 측측평평측, 평평측측평, 평평평측측, 측측측평평(만약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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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구에 운을 달면 ‘측측측평평’으로 변한다).」이 된다. 한편, 현대 중국어는 제1성
[음평陰平]·제2성[양평陽平]·제3성[상성上聲]·제4성[거성去聲]으로 성조를
나눈다.
그런데 불경 번역은 당나라 이전 시기 이뤄진 것이 많기에, 슈로카를 한
역漢譯할 때 운자를 대부분 사용하지 않았다. 무시하고 의미만 통하게 했
다. 장음長音과 단음短音으로 표현되는 인도식 운율을 소리의 높낮이와 4성
으로 맞추는 중국식 운율로 번역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자의 압운
을 맞추기도 상당히 힘들다. 엄격하게 말하면, 한역 경전에 있는 많은 게
송偈頌들은 인도의 시가詩歌도 중국의 시도 아니다. 그냥 글자 수를 다섯 자
혹은 일곱 자 등으로 맞춰놓았을 뿐이다. 당나라 중기 이후 시승詩僧들이
출현해서야 게송은 비로소 글자 숫자만 배열한 수준에서 벗어나 운율을 갖
춘 중국적인 시로 변하기 시작했다.
인도와 중국의 작시作詩 규칙이 완전히 달라 구마라집도 번역할 때 어떻
게 해 볼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문장의 뜻은 얻어도, 문체文體는
14) 왕력 저·송용준 역주, 『중국시율학 1』, 서울:소명출판, 2007, p.25.
15) 왕력 저·송용준 역주, 『중국시율학 1』, 서울:소명출판, 2007,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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