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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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으로 변용變容되기 시작했다. 적응適應의 조류潮流가 흐르는 동안 불교와
함께 인도·서역에서 전래된 언어·사유체계·음식·미술·무용 등도 중
국인의 풍속에 내재화內在化되고 있었다. 잦아진 접촉과 상호간에 주고받
은 영향으로 ‘외래문화’였던 불교는 빼놓을 수 없는 ‘중국문화’의 한 부분이
되었다. 중국의 피와 살로 전화轉化된 것이다.
발전·변화하는 도중途中에 인도불교의 사상·학설들이 끊임없이 들어
와 중국불교에 영향을 주었고, 전래된 학설들을 연구하며 형성된 학설·
학파는 천태·화엄·선종 등 종파불교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변용을 통
해 모습을 드러낸 중국불교는 중국사상의 한 부분이지만 중국 전통사상 및
인도불교와 다르고, 중국불교의 구성요소이자 인도불학佛學을 흡수하며
형성된 중국불학은 다른 나라의 그것과 차이 나는 독자적인 풍취風趣를 갖
게 됐다. 그래서 “동아시아 역사상 가장 큰 연구 주제의 하나는 불교가 만
들어 낸 중국문화의 변용이다. 거의 2000년 정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며 변용을 추적할 수 있고, 중국인의 삶이나 사상의 모든 측면에서 불교의
5)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는 미국의 중국불교 연구가 아서 라이트
(1913∼1976)의 지적은 틀림이 없다. 이미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중국불교 발전의 동력은 무엇일까?
6)
불교의 중국적 변용에 무엇보다 큰 힘이 된 것은 ‘불교의 성서聖書 (경
전經典)’를 고전 중국어로 번역한 역경譯經이다. 역경이 없었다면 중국불교
5) Arthur F. Wright, 『Buddhism in Chinese History』, STANFORD UNIVERSITY PRESS, 1971,
p.3.
6) ‘성서聖書·성경聖經’이라는 말은 고유명사가 아니고 보통명사다. 불교 신자에겐 불교경전이 성스러운
책 즉 성서·성경이고, 이슬람신도에게는 『코란』이 성서·성경이며, 기독교도에게는 『바이블』이 성
서·성경이다. 기독교 『바이블』에만 붙일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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