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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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리의 실제에 부합하는 것이라 외치니, 스스로 얼굴의 두꺼움을 잊
은 이들이 어찌 부끄러움을 알겠는가! “비유하면 어리석은 도적이 금은보
화를 버리고 깨진 기와조각과 벽돌조각을 짊어지고 간다.”라는 말이 경
전에 있는데, 이는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믿음이 훼손되면
재앙에 복福이 손상된다.”는 진실한 말이 본디 있듯이, 죽음에 임박해 과
연 그것이 잘못을 초래해 혀는 일척 정도나 길게 나오고, 호흡은 거칠게
여러 번 내달려 ‘소 울음’ 소리를 내고, 모습은 표범처럼 변해, 틀림없이
무간지옥을 고통을 당할 것이다! 후학들이 앞의 일을 안다[거울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緣使中人未分於存亡, 下士撫掌而不顧”者, 《老子》云: “上士聞道勤而行
87)
之, 中士聞道若存若亡, 下士聞道大笑之, 不笑不足以爲道.” 今借此語也.
中人聞此動靜不二, 未能決定, 或信或疑, 故云: “未分於存亡.” 下人聞此決
定不信, 故云: “撫掌而弗顧.” 撫掌, 拍手也; 弗顧, 不視也.
“이로 인해 중간 근기의 사람들은 동정불이動靜不二의 도리를 들어도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고, 근기가 낮은 사람들은 박수치고 돌아보지
않는다.”라는 구절은 『노자』에 나오는 “높은 근기의 선비는 진리를 들으
면 힘써 이를 실행하고, 중간 근기의 선비는 진리를 들으면 옳은가 옳지
않은가 의심하고, 낮은 근기의 선비는 진리를 들으면 크게 비웃어 버린
다. 비웃음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진리는 진리가 될 수 없다.”라는 말을
빌린 것이다. 중간 근기의 사람들이 ‘동정불이動靜不二’를 들으면 결정할
수 없어 혹은 믿고 혹은 의심하기에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한다.”라고
87) 『노자』 제41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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