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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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 『중론』의 청목석 부분과 『백론』 『십이문론』에는 라집의 독자적 해

           석이 번역의 형태로 삽입되었을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 여기에 삼론
           교학이 인도 중관파의 공사상과 이질적異質的인 전개를 보이게 된 하나의
                              8)
           커다란 이유가 있다.” 라고 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이 없
           어, 논증에 아쉬움이 남는다.

             앞의 인용문에서 『중론』의 주석문 등에 번역의 형태로 구마라집 자신
           의 해석을 섞어 넣었을 가능성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지적은 구마라집이

           『대지도론』을 원래 분량의 3분의 2를 제거하고 3분의 1만 번역하여 지금
           의 100권으로 제작하였다는 기록을 고려해 보아도, 일리 있어 보인다.

              서역의 구자국에서 출생한 구마라집은 7살에 출가하여 서역의 계빈罽
           賓과 소륵(疎勒. Kashgar)에서 원시불교와 부파불교를 학습하고, 소륵에서

           만난 야르칸드yarkand의 왕자 수리야소마Sūryasoma에게 대승교학과 『중
           론』 『백론』을 수학하였다. 이후 다시 구자국으로 돌아온 뒤 대승교학에 전

           념하여 명성을 떨쳤다. 구마라집의 전공이 용수 계통의 중관학이라는 그
           의 전기를 참작하면, 여러 경론의 번역에 구마라집의 중관사상이 스며

           들어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사연으로 역출된 『중
           론』과 반야경 등이 전파된 결과, 중국불교의 전개에 어떻게 얼마만큼 영

           향을 끼쳤는가? 또 다른 학자의 일부 견해는 삼론학설과 결부되어 논의
           되는 만큼, 여건이 되면 차후에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중론』이 삼론학의 가장 중심적인 논서 이기에, 이와 관련된 다른 한역






           8) 木村淸孝, 『中國佛敎思想史』 <バーブル總書>, 東京:世界聖典刊行協會, 1979,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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