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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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원지학玄遠之學 즉 현학玄學은 - 현재의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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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 형이상학形而上學 적
인 학문이다. 추상적인 개념과 사변思辨으로 경
험세계를 넘어서는 유有·무無와 본本·말末(만
물의 근원 즉 본체론本體論), 재능才能과 성질性質(인
성人性 탐구), 일一과 다多(사회가 존재하는 근거), 성
인聖人의 조건(이상적 인격) 등을 주요한 주제로
4)
다루었기 때문이다. ‘현학’이라는 단어는 서진
시기(265~316)에 이미 사용됐다. 『진서晉書』 권54
운주사에서 출간된
「육운전陸雲傳」에 용례가 있다. 『중국불교사상사』.
“처음, 육운(262~303)은 친구 집에 머물기 위해 길을 가고 있었
다. 날이 어두워 길을 잃었다. 어느 곳인지 알지 못했다. 풀이
가득 우거진 곳에 불빛이 보였다. 불빛을 찾아가다 한 집에 도
착 했다. 그 곳에서 한 소년을 만났다. 용모가 아름답고 거동
에서 품격이 풍겨 나왔다. 함께 『노자』에 대해 토론했는데, 그
의 말에는 심원한 의미가 들어 있었다. 날이 밝아오자 이별하
고 십리쯤 걸어가 친구 집에 도착했다. 친구가 근처 십리 이내
에 집이 없다고 말했다. 육운은 비로소 느끼는 바가 있었다. 어
제 밤 머물렀던 곳을 찾으니 바로 왕필王弼의 무덤이었다. 육운
3) 중국에 현존하는 문헌기록상 『주역·계사 상上』에 형이상학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나타난다. “形而上
者謂之道, 形而下者謂之器[형체로 나타나기 이전의 상태를 도라 하고, 형체로 나타난 이후의 상태를 기라 한다].”
4) 『고경』 제64호(2018년 8월호) pp.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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