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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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의 입장 즉 자연적 입장에서는 우리들이 있어 세계와 대

                면하고 있다. 그 세계는 공간적으로 넓어지며 시간적으로 변해
                가는 것이다. 나[我]는 직접적으로 그 세계를 보고 경험한다. 하

                지만,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는 범위까지도 그 세계가 공간과
                시간상에서 넓어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더욱이 그 세계는

                ‘물질의 세계’일 뿐만 아니라, 미추美醜, 쾌고快苦, 선악善惡과 같
                은 가치의 성질을 띄며, 또 실용적인 의미를 가진 세계이다. 그

                속에서 나[我]는 인식하고 느끼며 의욕하고 현실적인 세계를 살
                아간다.” (「제1편 제1장 무아의 입장」 『和辻哲郞全集 第19卷』 所收)



              이러한 ‘자연적 입장’에 섰을 때 윤회와 업보는 ‘현실적인 세계’의 실재

            에 다름 아니다.



                “눈앞의 감각적 대상과 공상의 소산인 신화적 대상과는, 무아
                의 입장에 있어서는 오온소성五蘊所成으로서 동등의 권리를 갖

                는 것이다. 따라서 현세에 대한 지옥 혹은 천상은 공상의 소산
                으로서 살아가는 힘을 갖는 한 현세와 동등한 실재성을 갖는

                다. 자기의 육체와 영혼, 영혼의 타계로의 유전 등도 동일하
                다. 단지 이것들이 모두 구극에 있어서는 무명에 조건지워져

                있는 것 즉 자연적 입장에 있어서만 성립하는 것이며, 그 근거
                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에 무아, 연기의 입장이 있다.

                따라서 업에 의한 윤회는 ‘아’가 현실적인 것과 같이 현실적이
                며, ‘아’가 무근거인 것과 같이 무근거이다”(「제1편제3장 도덕의 근

                거지움」 前揭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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