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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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애), 감수(수), 접촉(촉), 명칭과 형태(명색), 식별작용(식)의 여덟 가지 지
분에 대해서도 동일한 패턴의 교시가 반복된다. 이것이 ‘왕관―순관’이 조
합된 전형적인 예이다.
더욱이 『상응부경전』 인연상응因緣相應의 제1장에서는 먼저 『우다나』 등
과 동일하게 12지연기 각 지분의 생기(순관)와 각 지분의 소멸(역관)이, 환
관에 의해 설해진다. 더욱이 특징적인 것에 순관이 분명하게 ‘삿된 도정道
程’이라 하고, 역관은 ‘바른 도정’으로 규정된다. 그런 까닭에 이 기술에는
총설적인 의의가 나타나고 있다.
이어서 과거의 붓다들 ― 비바시불毘婆尸佛, 시기불尸棄佛, 비사부불毘舍
浮佛, 구류손불俱留孫佛, 구나함모니불俱那含牟尼佛, 가섭불迦葉佛 ― 의 성
도의 고사로서 이번에는 왕관으로, 12지의 생기(순관)와 12지의 소멸(역
관)이 언급되고 있다. 그리고 최후에 석가 자신, 고타마 붓다 자신의 12지
연기에 의한 성도가 과거불과 동일하게 왕관으로 순관, 역관의 연기가 언
급되고 있다. 『대석가모니구담大釋迦牟尼瞿曇』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경
의 내용을 보기로 한다.
“비구들이여, 그때 나는 생각했다. ‘무엇이 있을 때 노사가 있
는가. 무엇을 연으로서 노사가 있는가’라고. 비구들이여, 그 때
나에게 바른 고찰과 지혜에 의해 분명한 통찰이 생겨났다. ‘생
이 있을 때 노사가 있다. 생을 연으로 노사가 있다’라고. 비구
들이여, 그 때 나는 생각했다. ‘무엇이 있을 때 생이 있는가. 무
엇을 연으로 생이 있는가’라고. 비구들이여, 그 때 나에게 바른
고찰과 지혜에 의해 분명한 통찰이 생겨났다. ‘유(생존)가 있을
때 생이 있다. 유를 연으로서 생이 있다’라고.”(「위대한 석가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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