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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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과제인 노사인 고苦의 초극이라는 중심내용이 희미해진다. 우이
하쿠주도 “12인연과 윤회가 결합하기에 이른 것은 소위 역적 순서의 것
이 나온 이후가 분명하다고 생각된다” 고 기술하지만(「인연의 해석」 6절), 앞
서본 『대연방편경』에서는 윤회를 전제로 하면서 왕관이 설해지고 있다.
단지 동일하게 “생을 원인으로 노사가 있다”고 말하더라도, 먼저 “왜 노
사의 고는 있는가” 라고 자문自問하고, “태어나 살아있기 때문에 늙는 것,
죽는 것이 있구나”라고 자답自答하는 것과는 그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생을 성립조건으로서 노사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 것에서 생에 대한 위
기의식이 다르다.
그리고 왕관이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된 것에, 후대 삼세양중설과 같은
윤회로서 설명되는 연기설이 성립할 여지가 생겨났다. 더욱이 미야시타
세이키宮下晴輝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연기의 윤회적 설명이 보이는 것은 순관의 경우가 거의 대부
분이라고 해도 좋다. 순관은, 고의 원인의 관찰을 주제로 하는
역관의 단순한 논리적 귀결이어야 하는데, 거기에 시간적 인
과관계에 의한 설명이 들어갈 여지가 있다”(「연기설연구초기가 남
긴 것」 上揭)
즉 개괄하면, 앞에서 나온 패턴의 ‘(b) 왕관―역관’으로부터 ‘(c) 환관―
순관’이 나오게 된다.
더욱이 다케우치 요시노리武內義範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종래의 전통적 해석은 이것을 아비달마의 12인연론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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