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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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순서로 설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건과 귀결의 관계를 따

           라서 열거한 것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아니 좀 더 적절하게 말하면,
           각 지는 상관적 상의적인 관계에 있는 것을 조건에 따라 순서를 세워 거

           론한 것으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역설하고 있다(「인연의 해석」 4절).
           나아가 “이것이 있을 때 저것이 있다. 이것이 생기는 까닭에 저것이 생긴

           다”는 차연성의 공식을 “이 관계가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보이고 있
           다”(「인연의 해석」 6절)라고 일반화한 뒤에 다음과 같이도 말하고 있다.



                “모두가 현재를 입장으로서 모두가 거기에 나타나는 것도 상

                의상관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이며, 거기에서 소멸하는 것도
                또 그러하기 때문에, 모두가 현재 성립존재하고 있는 것은 상

                의상관의 관계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12지 가운데 행
                도 유도 모두 소위 세계 또는 인생이라는 모두를 포함하여 나

                타내며, 또 명색이나 명색과 식도 그 모두를 나타내고 있기 때
                문에, 12지에 대하여 모두가 상의상관이라고 하면, 세계는 모

                두 상의상관의 관계에서 성립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이 된다
                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다.”(宇井 前揭書)



             우이의 12지연기론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12의 지분의 연접은 시간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논리적 인과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2) 12지연기의 양단 즉 무명과 노사를 제외하면 다른 연기지는 모두
           하위의 지분에 대하여 생기의 조건이며, 동시에 상위의 지분에 대해서는

           그것을 조건으로서 생기한 결과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명색은 식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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