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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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
공정한 장부丈夫는 신기하고 유명한 흰 깃발[번幡] 을 높이
들 수 있는데,
자종自宗과 타종의 교의를 구별하는 일에 그 누가 힘 쓰지 않겠
습니까? 12)
그래서 성인과 현인들이 잘 말씀하신 것들을 모두 모아
나와 복분福分이 동등한 사람들이 받아 지니도록
교의敎義의 근본 원리를 요약해 말씀 드리겠으니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공경하는 마음으로 들으십시오! 13)
현세現世의 재산, 존경, 칭찬 등을 중시하지 않고 진심으로 해탈의 일
을 추구하는 유정중생[사람]은 청정한 무아의 견해를 완전히 이해하는 방
14)
법을 알도록 힘써야 한다. 심오한 무아의 견해를 모르면 자심慈心 , 비심
15)
悲心 , 보리심 등을 아무리 많이 닦아도 고통의 근본을 뿌리 채 뽑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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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존至尊 쫑카파(1357~1419) 는 “존재의 참모습[실
9) 공정하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①은 단견斷見과 상견常見, 유견有見과 무견無見 등의
변견邊見을 벗어났다; ②는 자기 종파의 견해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여기서는 ①의 의미
로 해석했다.
10) 흰 색은 선량하고 좋은 것을 상징한다.
11) 깃발[번幡]은 불법승 삼보 앞에 올리는 공양물의 하나. 이 문장에서도 공양물의 대표적인 물건이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스님들의 행렬이 움직일 때 출가자들이 높이 드는 깃발의 하나다. 특히 고승이 이
동할 때 앞과 옆에서 일산日傘과 깃발을 드는 출가자가 반드시 따른다.
12) 세 번째 게송은 불교도라면 마땅히 4대 학파의 교의를 알도록 노력해야 됨을 강조한 것이다.
13) 네 번째 게송은 지은이가 이 글을 쓴 동기와 목적을 밝힌 것이다.
14) 자심慈心은 다른 이의 기쁨과 즐거움을 보고 함께 좋아하는 마음을 말한다.
15) 비심悲心은 다른 이의 슬픔과 곤란을 보고 함께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말한다.
16) 티베트불교 겔룩파의 창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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