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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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한편 불쾌한 것, 추한 것, 위험한 것을 피한다.
만약 싫은 것이 가까이 오면 극력 배제하려고 한
다. 이러한 몸과 마음의 작용을 실각이라 부르기로
한다. 실각은 극히 ‘자연적’인 것이지만, 불교에서
는 우리들을 괴롭히는 몸과 마음의 작용에 다름 아
기무라 다이켄. 니다. 이것은 불교의 본질에 관한 사안이다. 소부
에 포함된 『담마파다』에는 다음과 같은 붓다의 말이 나타난다.
“꽃을 꺾는 데 정신이 팔려있는 사람에게 죽음이 다가 오듯이, 잠자
고 있는 마을에 홍수가 밀려오듯이 …… ”(中村元譯, 『ブッダの眞理のことば·
感興のことば』, 岩波文庫)
눈앞의 들판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으면, 사람은 그것의 존재를 알
고, 찬미하고, 또 그것을 따고 싶은 의욕이 일어난다. 그것들 모두가 ‘실
각’이다. 또 한밤중 사람들이 자려고 하는 것도 피로의 자각과 수면욕 등
의 ‘실각’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심신을 맡겨서는 ‘죽음’이나 ‘홍
수’를 면할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p.139-11] 따라서 기무라의 무명
기무라의 ‘심리적과정’론
관은 이 점에서는 정확한 이해이다. 12
지 연기를 ‘심리적 경과’라고 보는 해석도 정곡을 찌른다. 생득적 본능이
든 ‘제2의 본능’이라고 하든, 한 마디로 정리하면 근본번뇌라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혹은 기무라가 말하는 ‘생명활동에 담긴 선천적 무의식적 성
격’[행行]을 생물로서의 본능이라고 하고, 동일하게 ‘선천적 성격을 배경
으로 한 의식의 각성’[식識], ‘의식의 반성에 의한 자기분열의 결과로서
자기의 객관화’[명색名色]를 언어의 작용으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연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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