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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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하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우이와 동일하게 주지주의적인 해석으로부터
무명=무지설에 의거하고, 동시에 12지연기를 상호의존적, 상호규정적인
관계로 보는 해석을 채택했다고 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과연 정당한가.
와츠지는 후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우이의 학설은) 식, 명색 등의 관계를 중시하고, 12연기를 논리
적으로 해석한다고 하는 문제보다도 오히려 모든 형태의 연기
계열에 통용하는 근본취의의 탐색을 문제의 중심으로 삼은 점
에 있어서, 연기설의 연구를 한층 넓은 범위에서 보다 깊게 다
루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 해도 우리들은 가령 이 근본취
의를 인정한다 해도, 갖가지 형태의 연기계열이 세워질 때 그
것이 일체의 것의 상의相依를 나타낸다고 하는 사유동기에 의
해서만 생각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씨의 소위 ‘관념 방식
의 순서’는 이 순서에 있어서 인정되는 상의성相依性 그 자체와
는 구별되지 않으면 안 된다. 상의성 그 자체는 이 순서가 반
대라고 해도, 또 순서가 다르다고 해도 동일하게 인정될 수 있
다. 그러나 관념의 순서 자체는 내적 필연성을 가지고, 불가결
한 조건의 추궁으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인연의 계열
이 다른 것은 조건추궁의 방식이 다른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 추궁 방식의 차이는 각각 다른 사상적 입장을 나타낸다고
보지 않으면 안 된다.”(「실천철학」 「제2장 연기설 제1절」)
나아가 같은 「실천철학」의 제2장 6절의 주에서 이렇게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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