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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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죽는 것 즉 고의 집기·생성을 [사람이] 인지할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스승이여! 그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아난다여! 이 경우 식별작용에 있어 명칭과 형
태 이것이야 말로 원인原因이고, 이것이 기원起源이며, 이것이
기인起因이고, 이것이 성립조건成立條件이다. 아난다여! 태어나
고, 늙고, 죽고, [다른 생으로] 옮겨가고, 다시 태어나려고 하는
한, 이름을 붙일 수 있는 한, 말을 해명하는 길이 있는 한, 표
시를 할 수 있는 한, 지혜의 영역이 있는 한, [반드시 그것은 있는
것이다] 즉 명칭과 형태가 식별작용과 함께 있다.”(「생성의 유래에
대한 큰 경 ― 대연방편경」 『原始佛典第2卷 長部經典 II』, 春秋社)
팔리어의 원문으로도 해석이 어려운 경이지만, 적어도 ‘이름을 붙일 수
있는’이라든가 ‘말을 해명하는 길’, ‘표시를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언어표
현에 관한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즉 언어에 의해 인식주체는 형성되고,
인식주체의 형성에 의해 3세 즉 윤회세계가 전개한다. 『대연방편경』의 붓
다는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무명을 ‘생의 맹목적 긍정[맹목의지盲目意志]’이라고 하는 기무라의 해석
은 이런 의미에서는 올바르다(「연기관의 전개」하, 3절). 문제는 앞에서도 지
적했듯이, 기무라가 이 무명에 어떤 류의 ‘포지티브한 주체성’, 우이의 말
을 빌린다면, ‘세계 또는 인생의 창조발전의 근본원리’(「인연의 해석」)와 같
은 것을 찾으려고 하는 점이다.
[p.142-5] 그러면 와츠지 테츠로는
와츠지에 의한 우이 비판
12지연기의 근원인 무명을 어떻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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