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P. 126
意識』所收, 岩波現代文庫). 하지만 그것은 오독이었던 것이 아닌가.
[p.145-7] 그러면 와츠지의 무명관
무명, 무지, 자연적 입장
을 보기로 하자. 먼저 위와 동일하게
무명을 ‘알지 못하는 것=무지’라고 파악한다.
“그러면 무명은 무엇을 모르는 것인가. 경전은 5온 혹은 6입처
의 무상을 모르는 것 혹은 5온 및 그 집멸미환리(集滅味患離 혹
은 集滅道)를 모르는 것, 4제를 모르는 것, 혹은 더 나아가 상세
하게 전제후제, 내외, 업보, 불법승, 4제, 인연, 선불선, 죄습罪
習, 승렬勝劣, 염정染淨을 알지 못하는 것 등이라 설하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부지성법不知聖法’이다.”(「실천철학」 「제2장연기설
제6절」)
부지성법, 즉 성법, 붓다의 지혜를 모르는 것이 무명인 것이다. “성법
을 모른다는 것은 일체법에 대하여 불여실지不如實知인 것, 즉 범부의 입
장, 자연적 입장에 서는 것에 다름 아니다.”(和辻 前揭書) ‘일체법’이란 일체
존재, ‘불여실지’란 그 진실된 모습을 모른다는 것이다. 요컨대 붓다가 파
악하고 설한 사물존립의 실상, 즉 사물이 가상假象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
는 진상을 완전히 알지 못하는 것, 이것을 와츠지는 ‘자연적 입장’이라 부
른다. 이것은 현상학의 술어를 사용한 그의 독자적인 표현으로 주의할 필
요가 있다.
앞에서도 논했듯이 우리들은 본능에 의해 움직이고, 언어에 의해 이끌
리며, 의지와 사념을 형성하며, 행위한다. ‘좋은 것을 좋아하고’, ‘바라는
124